병원 직원 간 괴롭힘, 성추행, 범죄 행위 발생 시 고용자의 배상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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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요 쟁점]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의 성립 요건과 사실상 법원에서 인정받기 힘든 ‘감독상 주의의무’ 면책의 현실
-‘외형이론’에 따라 넓게 인정되는 사무집행 관련성 (직장 내 괴롭힘·태움, 출장 및 업무상 지위를 악용한 식사 강요 성추행 등)
-개인 기기를 활용한 은밀한 딥페이크 합성 등 지극히 사적인 범죄에서 사용자책임이 부정되는 법리적 기준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대표원장에게 부여되는 5대 사후 조치 의무와 위반 시 독자적 배상책임
-가해자와 대표원장의 ‘부진정 연대책임’ 관계 및 ‘과실상계’ 법리를 활용한 대표원장의 민사상 책임 제한 전략
-병원 내부 정보를 쥔 실세 직원(원무부장 등)의 일탈 대응 시 부당해고, 강요죄 역공 및 정보 유출 리스크 방어 방안
[세줄 요약]
1) 병원 내에서 직원 간 성희롱이나 괴롭힘(태움)이 발생하면, 대표원장은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에 따라 가해 직원과 공동(부진정 연대책임)으로 피해자에게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할 의무를 집니다.
2) ‘외형이론’에 의해 겉보기에 병원 업무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행위(훈계를 가장한 괴롭힘)나 출장·회식 중 성범죄는 원장의 책임이 인정되나, 개인 기기를 이용한 은밀한 딥페이크 합성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책임이 부정됩니다.
3) 단, 사용자책임 유무와 상관없이 남녀고용평등법상 사후 조치(지체 없는 조사, 분리 조치 등)를 위반하면 병원장이 독자적인 배상 책임을 지게 되므로, 가해자를 안전하게 권고사직 시키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치밀한 사전 대응 시나리오가 필수적입니다.
1. 들어가며
병원 내에서 직원 간의 성희롱, 성폭력, 혹은 ‘태움’이라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터졌을 때 대표원장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자, 동시에 가장 분통을 터뜨리시는 지점입니다. 진료와 병원 경영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원장님들 입장에서는, 직원들끼리 발생한 일탈과 범죄 행위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은 원장님들의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우리 민법은 고용주에게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이라는 매우 무거운 의무를 지우고 있으며, 남녀고용평등법 역시 직장 내 성범죄에 대해 사업주의 사전 예방 및 엄격한 사후 조치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전혀 몰랐다”, “개인끼리 벌인 일이다”라는 방어막은 법정에서 쉽게 허물어집니다.
더욱 골치 아픈 현실은 병원 내에서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가해자들이 대개 원무부장이나 수간호사 등 병원의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를 성급히 자르려다가는, 병원의 민감 정보 유출, 노동법상 부당해고 구제 신청, 심지어 ‘강요죄’ 고소라는 최악의 역공을 맞아 병원 자체가 마비되는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병원에 직접 출장을 가 피해 직원을 보호하는 동시에 가해 원무부장을 즉각 해고하고 내보내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이 과정은 철저하고 치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작업입니다.
과연 병원 내 직원 간 범죄에 대해 대표원장은 어디까지 보상하고 책임져야 할까요? 그리고 병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가해 직원을 안전하게 퇴출하는 실무적 방안은 무엇인지, 관련 법리와 실제 병원 자문 사례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짚어드리겠습니다.
2.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의 범위
가. 조문
|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①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집행의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나. 사용자 책임의 의미
병원 내에서 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성희롱을 하거나 폭행, 괴롭힘(태움)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대표원장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법적 근거는 바로 민법 제756조(사용자책임)입니다.
법이 대표원장에게 이러한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법리적으로 이를 ‘보상책임의 원칙’ 또는 ‘위험책임의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타인을 고용하여 자신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이득을 얻는 사람(사용자)은, 그 과정에서 타인이 타인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 역시 통제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다. 조문에 따른 성립 요건
민법상 대표원장의 사용자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4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사용관계의 존재: 대표원장과 가해 직원 사이에 지배·감독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사실상 대표원장은 모든 직원을 지배·감독 감독하기에, 이 요건은 피해가기 힘듭니다.
(2) 불법행위 성립: 직원 간에 불법 행위가 존재해야 합니다. 즉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손해를 가하는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성추행, 폭행, 언어폭력, 괴롭힘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3) 사무집행 관련성(가장 치열한 법적 쟁점): 가해 직원의 불법행위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발생한 것이어야 합니다.
(4) 주의 의무 해태: 직원 간 불법행위 발생 방지를 위해 상당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대표원장에게 사용자 책임이 발생합니다.
라. 주요 요건 검토
(1) 주의 의무 해태
이 요건은 이른 바 소극적 요건입니다. 즉 ‘대표 원장이 직원 간 불법행위 발생 방지를 위해 상당한 주의 의무를 다한 경우’, 책임을 면하게 되는 예외 조항 같은 것이죠. 그런데 실무적으로 법원은 이 면책 사유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병원이 성희롱 예방 교육을 매년 실시했다”, “평소 직원들에게 주의하라고 훈계했다”는 정도의 사정만으로는 사용자가 ’성희롱/성범죄 예방에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가해자의 범죄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수준의 철저하고 구체적인 지배·감독 시스템이 작동했음을 원장이 직접 입증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시스템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반대로 직원들에 대한 사생활침해와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이 요건을 피해가기란 상당히 어렵고, ‘대표 원장이 주의의무를 다하였다, 그렇게 괴롭히지 말라고 말렸다’ 라고 해도 인정받기란 힘듭니다.
예컨대 [의정부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1가단114204 판결]을 보면, 병원이 ‘직원고충심사위원회’를 두고 있었음에도 실효성 있는 시스템이라 보여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의 의무 해태’를 인정한 것입니다.
병원 급에서 고충심사위원회와 예방 교육을 실시하였어도 주의 의무 해태가 인정되는 이상, 사실상 개원가의 의원급/소규모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이 ‘주의 의무 해태’는 피해갈 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 앞서 든 증거,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피고 C병원이 직원고충심사위원회를 설치하기는 하였으나..(중략).. 위와 같은 보고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직원고충심사위원회가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라 보기 어려운 점, 원고의 동료들도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관계 등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C병원이 원고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음에 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C병원이 피고 B의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C병원은 피고 B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1가단114204 판결 중] |
(2) 직무집행 관련성
결국 병원 내에서 직원 간 불법행위가 발생한 순간, 다른 요건은 거의 충족된다 보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가해자의 행위가 ‘직무집행 관련성이 있느냐’로 대표원장에게도 피해자에 대한 보상 의무가 발생하느냐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경우에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되어 원장님이 억울하게 배상 책임을 지게 되는지, 그리고 반대로 어떤 경우에 책임을 면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판례적 기준을 이어지는 목차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3. 사무집행 관련성에 대한 분석
가. 사무집행 관련성의 기준: “겉보기에 일처럼 보이면 모두 대표 원장 책임”
많은 대표원장님들이 가장 억울해하고 법정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지점이 바로 ‘사무집행 관련성(업무 연관성)’입니다.
원장님들은 당연히 “제가 언제 직원 성추행하라고 업무 지시를 내렸습니까? 혹은 태움(괴롭힘)을 부추겼습니까? 그건 개인의 일탈일 뿐입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입니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가해 직원의 주관적인 의도나 대표원장의 지시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가해 행위가 객관적·외형적으로 보아 사용자의 사무집행 범위 내에 속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사용자책임을 인정하는 ‘외형이론(외형설)’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제3자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 행동이 병원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면” 무조건 사무집행 관련성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원장님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개원가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태움, 성희롱/폭언 등에 대한 ‘사무집행 관련성’에 대한 판례를 검토해보겠습니다.
나. 사무집행 관련성에 대한 판례
(1) 간호계 고질적인 악습인 태움, 직원 간 폭언·폭행
간호계 고질적인 악습인 태움, 직원 간 폭언·폭행은 전형적인 사무집행성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례입니다. 법원은 가해 직원이 피해 직원에게 폭언을 하거나 가혹행위를 한 명목이 “업무를 가르친다”, “병원의 기강을 잡는다”, “환자 안전을 위해 훈계한다”는 식의 업무 수행과 결부되어 있다면, 비록 그 수단이 위법할지언정 객관적으로는 ‘사무집행의 연장선’으로 봅니다.
예컨대 [의정부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1가단114204 판결] 판결을 보면, 수혈 속도를 조절 못한 간호사에게, 상급자가 심하게 질책하였다는 이유 정도로도 ‘불법행위’가 인정되고,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되어 병원 운영자에 대한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앞서 든 증거,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H병원에 근무할 당시 원고가 담당하는 수혈을 받는 환자에게 정상적인 경우보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혈액이 주입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피고 D이 원고를 심하게 질책한 사실, 이후 피고 D은 원고 앞에서 다른 간호사에게 원고와 같이 근무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한 사실, 피고 D은 원고가 업무상 질문을 하거나, 묻는 말에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원고를 질책한 사실, 원고는 H병원 근무 중이던 2018. 12. 17. 선임 간호사들의 질책, 비인격적 대우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 중랑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기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1달 여만에 H병원에서 퇴사한 다음 곧바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의정부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1가단114204 판결 중] |
(2) 병원 내 공간에서 상하 관계의 직원들 사이에 발생하는 성희롱/성범죄
직장 내 성희롱/성범죄 등이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불법행위인 경우, 사용자책임이 인정됩니다. 예컨대 병원 내 원무실이나 화장실에서 일어난 강제 추행의 경우, 사실상 대부분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됩니다.
특히나 직원 간의 위계질서 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사무집행 관련성의 인정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병원 밖에서 일어나는 범죄/성희롱
아예 병원 밖 공간에서 발생한 성범죄/성희롱의 경우, 사용자 책임 범위 안에 있다고 보기 힘들아, ‘사무집행 관련성’이 부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예컨대 원무부장 A가 자신의 자택에서 간호사 B의 사진을 합성하여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였다면, 이는 병원의 사무집행과 관련성이 없으므로, 대표 원장의 사용자 책임이 부정됩니다.
그러나 예컨대 병원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성추행, 병원 외 출장 중 업무 시간에서 발생한 성추행 등의 경우 업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심지어 출장도, 회식도 아니지만, 상급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 시간 후 인턴 직원과의 식사 자리를 강요하고, 직원에 대해 성추행을 한 경우에도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판례도 존재합니다.
| ① 원고는 피고 B공사의 인천지역본부 남부지사에서 인턴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지적측량과 관련하여 현장업무를 보조하고 있었고, 피고 C는 위 남부지사에서 기술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측량업무를 수행한 점, ② 피고 C는 원고의 직장 상사로서 원고의 현장실무를 지도하는 등 원고의 근무평정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 C의 강제추행 행위는 업무시간 종료 후 회사 밖의 장소에서 발생한 것이기는 하나, 피고 B공사에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는 사회 초년생인 원고(1990년생)가 직장 상사인 피고 C(1960년생)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저녁 식사 및 음주를 같이 하던 중에 피고 C가 원고에 대하여 강제추행을 저지른 것이므로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 근접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용자인 피고 C의 강제추행 행위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인 피고 B공사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8. 20. 선고 2019가단5054029 판결] |
4. 사용자 책임을 지는 대표 원장의 책임
이렇듯, 사실 직원 간에, 특히 상급자와 하급자 간에 괴롭힘/성희롱/범죄 등이 발생하면, 대표 원장님은 높은 확률로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해당 책임의 성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대표원장과 가해직원의 부진정 연대 책임
대표원장, 가해직원, 피해직원의 관계에서, 피해직원은 가해직원을 상대로 뿐만 아니라, 대표원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통상 청구취지는 ‘피고들(대표원장, 가해직원)은 원고(피해직원)에게 공동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라’라고 기재되며, 공동이란 뜻은, 피해직원이 대표원장이든 가해직원이든 둘 중 한명에게 2,000만 원 전부를 청구할 수 있고, 나머지 내부 구상(대표원장이 가해 직원에게 책임을 물어 2,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하는 것)은 알아서 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즉 피해 직원인 원고는 당연히 경제력이 높은 대표원장에게 통상 모든 피해보상을 청구하고, 이와 같은 청구취지가 인용되면, 대표원장은 피해직원에게 전액을 배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책임 성격
다만 이는 민사상 배상 책임으로, 형사 책임은 아닙니다. 범죄를 저지른 가해직원만이 형사 처벌되며, 사용자(고용주)인 대표원장의 경우에는 형사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아, 면허 리스크가 발생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5. 원장님들의 대처 방안
가. 피해자의 과실 확인하기
|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줄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그러한 사유가 있는 자에게 과실상계의 주장을 허용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기 때문이므로, 불법행위자 중의 일부에게 그러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가 없는 다른 불법행위자까지도 과실상계의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32999 판결 참조). 또한 중개보조원이 업무상 행위로 거래당사자인 피해자에게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라고 하더라도, 중개보조원을 고용하였을 뿐 이러한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개업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다면, 법원은 과실상계의 법리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과 그 금액을 정하는 데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다22276 판결 참조). 따라서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자인 중개보조원이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자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중개보조원의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에는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할 수 있고, 중개보조원을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금액을 정할 때에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보조원의 사용자일 뿐 불법행위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등의 개별적인 사정까지 고려하여 중개보조원보다 가볍게 책임을 제한할 수도 있다. (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5다242429 판결) |
대법원은 고의의 불법행위자인 직원 B가 타인 C에게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C의 과실을 이유로 B의 책임을 제한할 수는 없지만, 그에 직접 가담한 것은 아닌, 사용자 책임을 지게 된 사용자 A의 경우에는 C와의 관계에서 책임이 제한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직원 B가 C에 대해 배상해야 할 금액이 2천만 원인데, 직원 C 또한 이 사태에서 50%의 과실이 있다면, 직원 B는 50% 감액을 주장할 수는 없어 2천만 원을 모두 배상해야 하지만, 사용자 A는 C의 과실 50%를 주장하며 천만 원만 배상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대표 원장님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범죄를 알고서도 고의로 방치하거나 가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과실’로 이를 알지 못했을 뿐이기에, 이러한 책임 제한의 법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사건이 발생했다면 매우 구체적으로 이 사태를 조사하고, 직원 C의 과실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C를 추궁하는 등의 행태가 있으면 오히려 C에게 가해를 했다고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변 조사 등을 통해 C의 과실 등을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러한 피해자의 과실 책임은 서로 간의 갈등이나 괴롭힘, 의료 과실 실수로 인한 지적 과정에서 생긴 괴롭힘 등의 경우에 인정받을 확률이 높고, 만약 성범죄/성희롱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절대로 피해자에 대한 과실을 조사해서는 안됩니다.
나. 신속한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조치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 신속하게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해야 합니다. 당연하게도, 대표 원장이 분리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지 않아 피해자의 피해가 커졌다고 판단될 경우 그 배상액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다. 성희롱 발생시 남너고용평등법상 사후 조치 의무
(1) 신고 접수 및 즉시 조사 의무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고, 사업주는 신고를 받거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합니다.
(2) 조사 기간 중 피해근로자 보호 조치
사업주는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3) 조사 결과에 따른 행위자 징계 등 조치
사업주는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4) 피해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 금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5) 조사참여자의 비밀누설 금지 의무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6. 마치며
사실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범죄가 발생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해자와 원장이 직접 합의를 보고, 가해자를 바로 해고 조치한 후 가해자에 대하여 구상 청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가 언론에 제보하거나 인터넷 폭로, 노동청 신고, 경찰 조사 및 대표 원장에 대한 민사상 사용자 책임 청구 등이 들어오게 되면, 그 일련의 과정에서 병원 운영에 큰 타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문 병원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병원 자문 전문 변호사인 저는 바로 해당 병원으로 출장을 가 사건을 조사하고, 가해자에 대하여 ‘~이유로 권고 사직’ 조치를 취한 뒤, 피해자는 가급적 병원에 계속 다닐 수 있도록 하며, 소정의 위로금을 주는 방식으로 다른 법률적인 분쟁 없이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병원 내 직원 간의 갈등 해결은 사람 간의 미묘하고 예민한 문제를 다루는 부분이므로, 인적 리스크와 변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병원 리스크를 관리하는 변호사로서 저는 상당 부분 리스크를 줄이고 법률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한 경험이 많습니다.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특히나 사람 간의 갈등과 감정 때문에 발생한 리스크는 신속하게 조치하고 적당한 보상을 할 경우, 추후 기나긴 분쟁과 스트레스를 방지할 수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에 직원 간 괴롭힘이나 범죄 등으로 고생하시는 원장님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변호사 서정권에게 자문을 요청해주세요.
[핵심 결론]
- ‘주의의무 다했다’는 면책의 실무적 무력화: 법원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이수했거나 고충위원회를 두었다는 형식적 사정만으로는 원장의 면책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사실상 개원가에서는 감독상 주의의무 해태 요건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외형이론’에 의한 무차별적 책임 인정: 가해자의 주관적 동기나 원장의 지시 여부와 무관하게, 제3자가 객관적으로 보기에 업무의 연장선(수혈 속도 지적 중 폭언, 업무 시간 후 강요된 술자리 등)에 있다면 무조건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됩니다.
- 공동 책임과 독자 책임의 병존: 대표원장은 가해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부진정 연대책임(민사 위자료)을 부담할 뿐만 아니라, 남녀고용평등법상 분리 조치 등을 게을리했을 때 독자적인 의무 위반 책임까지 가중되어 부담하게 됩니다.
- 과실상계 및 책임 제한의 법리 활용: 원장이 직접 범죄에 가담하지 않은 단순 ‘과실에 의한 사용자책임’ 단계라면, 가해자 본인과 달리 원장은 피해자 측의 과실이나 부주의를 참작하여 배상액 감액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단, 성범죄 사안일 경우에는 피해자 과실 조사를 절대 금기해야 합니다)
- 병원 ‘실세’ 가해자 해고 시의 안전 장치: 병원 사정을 잘 아는 원무부장이나 수간호사를 감정적으로 즉시 해고하면 내부 정보 유출, 노동청 부당해고 구제 신청, 강요죄 고소 등으로 역공당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가 병원에 출장하여 권고사직과 위로금 합의를 이끌어내는 원스톱 솔루션이 가장 안전합니다.
[정리 Q&A]
본 변호사가 실무상 자주 질문 받는 사례들을 정리합니다.
Q1) 병원 내에서 가해 직원이 잘못을 저지른 일인데, 대표원장에게 형사 처벌이나 의사 면허 취소 같은 리스크가 발생하나요?
A1) 아닙니다.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어디까지나 ‘민사상 위자료 배상 책임’일 뿐입니다. 실제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가해 직원만 형사 처벌을 받으므로, 가담하거나 방조하지 않은 대표원장님에게 형사적 처벌이나 의사 면허 취소와 같은 면허 리스크는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Q2) 직원이 동료 직원의 개인 사진을 몰래 도용한 ‘딥페이크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병원에도 배상 책임이 따르나요?
A2) 가해 직원의 딥페이크 제작·유포 자체에 대해서는 원장의 사용자책임이 부정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딥페이크 범죄는 직무와 전혀 무관하게 개인 기기를 활용해 사적인 공간에서 극히 은밀히 이루어지므로 법상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범죄를 인지하고도 사실 확인 조사를 미루거나 피해자 보호(분리 조치 등)를 하지 않는다면, 남녀고용평등법상 사후 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병원 측의 별도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으므로 즉각 대처하셔야 합니다.
Q3) 병원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추행이 터졌을 때 가장 실무적으로 깔끔하게 매듭짓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A3) 가장 좋은 해결책은 피해자와 직접 신속히 합의하여 법률 분쟁을 차단한 뒤 가해자를 적법하게 내보내고, 추후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언론 제보나 인터넷 폭로, 노동청 신고를 시작하면 병원 운영과 브랜드 평판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해자가 실권을 쥔 실세라면 섣부른 해고는 무덤이 될 수 있으므로, 법무법인 대청 서정권 변호사처럼 직접 병원으로 출장해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합의와 사직을 조율해내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안전하게 처리하셔야 합니다.
| 칼럼니스트 소개: 변호사 서정권 | 의료인 형사·면허 리스크와 병원 자문 및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인 측 전담 변호사입니다. 홈페이지: seojungkwon.com 블로그: blog.naver.com/jk_lawyer |
| 이 글은 [의료법률칼럼] > [의료 민사] > [병원근로관계] 중에서도 ‘병원 직원 간 괴롭힘, 성추행, 범죄 행위 발생 시 고용자의 배상범위’ 문제를 다룹니다. [같은 카테고리의 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