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진료, 수술 시 녹음을 할 때, 의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환자의 녹음행위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 등 검토

[글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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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요 쟁점]

– 환자가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 환자가 녹음파일을 인터넷에 유포하거나 이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면 어떠한 형사·민사책임이 성립하는지

– 마취로 의식이 없는 환자가 수술실 내 의료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하는지

– 위법하게 녹음된 수술실 녹음파일을 의료과실 소송이나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4줄 요약]

1) 의식이 있는 환자가 의료진과 직접 나눈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2) 다만 녹음파일을 유포하거나 이를 이용하여 의료진을 협박하고 금전을 요구하면 명예훼손죄, 협박죄, 공갈죄, 업무방해죄 및 민사상 음성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3) 환자가 수면마취나 전신마취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의료진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4) 위법하게 수집된 타인 간의 대화 녹음은 재판이나 징계절차에서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으므로, 병원 측은 사건 초기부터 녹음 경위와 증거능력을 함께 다투어야 합니다.

. 들어가며

최근 환자들이 진료실이나 수술실에 녹음기를 켜고 들어오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원장님들이 적지 않습니다. 진료 및 수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무단 녹음은 의료진을 위축시키고, 불필요한 방어 진료나 책임 회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에게도 반드시 바람직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병원과 의료진을 대리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진료 또는 수술 과정을 몰래 녹음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 의료기관이 이를 거부하거나 제지할 수 있는지, 녹음된 파일이 외부에 유포된 경우 어떠한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원장님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가능한한 수단을 안내드릴 필요가 있어 해당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최근에는 환자가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의 동의 없이 녹음기를 작동시켜 의료진 간의 대화를 녹음하고, 이후 그 녹음 내용이 외부에 공개된 사안에서 환자와 그 대리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하에서는 위 사례를 중심으로 진료 및 수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환자의 녹음행위와 그에 대한 법적 대응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대화 녹음 및 유포 행위

1. 문제상황

원장님들이 진료 과정에서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문제 중 하나는, 환자가 의료진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뒤 그 내용을 제3자에게 전달하거나 인터넷 등에 유포하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인 진료 상황에서는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의료진과 직접 대화를 주고받으므로, 환자는 단순히 현장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당 대화의 당사자에 해당합니다. 즉, 환자 A와 의료인 B가 진료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는 중 환자 A가 그 내용을 녹음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2. 대화 당사자가 몰래 녹음하는 경우

. 형사적 처벌 가능성 검토

대화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해당 대화를 녹음하더라도, 이는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화 당사자가 자신이 참여한 대화를 몰래 녹음한 행위만으로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1237 판결).

. 민사적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 검토

대법원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녹음·재생·녹취·복제·방송·배포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하여, 이른바 ‘음성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녹음행위가 곧바로 음성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녹음에 반대하였음에도 기망이나 협박 등의 부당한 방법으로 녹음한 경우, 또는 녹음행위 자체는 부당하지 않았더라도 녹음된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방송하거나 배포한 경우에는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필요성, 상대방이 입게 되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등을 종합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

따라서 의료기관이 진료실 등에 녹음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음에도 환자가 몰래 진료 내용을 녹음하거나, 그 녹음파일을 제3자에게 전달하거나 인터넷 등에 유포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녹음 경위와 이용 목적, 유포 범위 및 의료진이 입은 피해 등에 따라 음성권 침해를 이유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3. 당사자 간 대화 녹음을 유포하는 행위

. 형사적 책임

1) 문제상황

진료 과정에서 환자가 의료진과의 대화를 녹음한 뒤, 그 녹음파일을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에 게시하거나 병원 앞 피켓 시위 과정에서 재생·공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녹음행위 자체가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되는지와 별도로, 녹음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유포한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녹음 및 유포 행위에 대한 위법성 판단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부정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2호는 같은 항 제1호에 따라 알게 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1호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를 위반하여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불법으로 녹음하거나 청취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대화 당사자가 자신이 직접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의료진과의 진료 과정에서 자신이 참여한 대화를 녹음한 뒤 이를 외부에 공개하거나 유포하더라도, 그 행위만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2호의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위 조항은 불법 감청이나 불법 녹음 등의 방법으로 취득한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므로, 애초에 적법하게 이루어진 당사자 녹음의 공개·유포까지 처벌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3) 녹음된 음성을 유포하며 다른 범죄 행위를 하는 경우처벌 가능

환자가 녹음파일의 존재를 빌미로 의료인에게 합의금이나 위자료 등의 지급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발언 내용과 요구 방식, 요구 금액 및 당시의 정황에 따라 협박죄나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녹음된 내용을 유포하면서 의료진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글을 함께 게시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죄가 문제될 수 있고, 녹음 내용을 허위로 편집하거나 왜곡하여 유포함으로써 병원의 진료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 문제되는 범죄는 녹음행위 자체로 인하여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녹음파일을 이용하거나 유포하는 과정에서 별도로 이루어진 행위로 인하여 성립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협박이나 공갈죄 등의 성립 여부는 단순히 금전 지급을 요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사용된 표현의 내용과 뉘앙스,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였는지, 녹음파일의 공개 가능성을 금전 요구와 결부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 민사적 책임음성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환자가 의료진과의 진료 과정에서 이루어진 대화를 녹음한 뒤 이를 의료진의 동의 없이 외부에 유포한 경우에는, 형사상 범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별도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위 말씀드렸듯 대법원은 ‘음성권’을 민사적 청구권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며, 다만 그 위자료의 인용액이 100만 원 내외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수술 과정에서 환자의 녹음 및 유포 행위

1. 문제상황

수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환자의 녹음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며 수술을 받는 경우입니다.

둘째, 환자가 수면마취나 전신마취로 의식을 잃어 의료진과 대화할 수 없는 상태에서 미리 작동시킨 녹음기를 통하여 수술실 내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입니다.

첫 번째 경우에는 환자가 의료진과 직접 대화를 주고받고 있으므로, 앞서 살펴본 진료 과정에서의 녹음과 마찬가지로 ‘대화 당사자에 의한 녹음’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녹음행위 및 그 내용의 유포만으로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른 형사처벌이 어렵고,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음성권 침해를 이유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결국 법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두 번째 경우입니다. 즉, 환자가 수면마취 또는 전신마취로 의식이 없어 대화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에서 녹음기를 이용하여 의료진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행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문제됩니다.

2.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의 대화를 녹음 및 유포하는 행위

. 적용 법조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①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ㆍ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당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각호 생략)
 
제16조(벌칙)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1.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우편물의 검열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2. 제1호에 따라 알게 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방법으로 알게 된 대화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도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불법으로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고, 제16조는 이러한 금지행위를 위반한 경우의 형사처벌을 정한 규정입니다.

특히 위 법률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한 사람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별도의 벌금형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타인 간 대화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대한 범죄로 취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는 녹음행위 자체만으로도 제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와 같은 불법 녹음으로 알게 된 대화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한 경우에는 제16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별도의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의 의미

여기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란, 대화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다른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거나 청취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도청장비를 이용하여 대화를 엿듣거나, 휴대전화나 소형 녹음기 등을 대화 장소에 미리 숨겨두고 그 내용을 녹음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결국 통신비밀보호법상 중요한 기준은 녹음자가 단순히 현장에 있었는지가 아니라, 해당 대화의 당사자로서 실제로 대화에 참여하였는지 여부입니다.

. 수술실에서 마취된 의식 없는 환자는 대화 당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문제는 환자가 수술실 안에 있기는 하지만, 수면마취나 전신마취로 의식을 잃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상태에서 소형 녹음기를 이용하여 수술실 내 대화를 녹음한 경우입니다. 환자가 의료진 간 대화가 이루어진 장소에 물리적으로 존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대화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결론적으로, 마취로 의식이 없어 의료진의 대화를 인식하거나 이에 참여할 수 없는 환자는 의료진 간 대화의 당사자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대화가 이루어진 장소에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대화 참여자의 지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가 수면마취 또는 전신마취 상태에서 미리 작동시켜 둔 녹음기를 통하여 의료진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경우에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최근 판례의 사례

1. 사례 개요

(뉴스 원문 https://www.asiae.co.kr/article/2026070909425476703)

피고인 A는 성형외과에서 코 재수술을 받으며 마취 상태에서 수술실 의료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였다. 이후 녹음내용을 통해 예정된 집도의 외 다른 의사가 수술에 참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대리수술이라 판단해 병원 관계자들을 고소하였다.

변호사 B는 위 피고인 A의 고소대리인으로서, 고소 사건이 불송치되자 녹음파일 일부를 편집해 녹취록 및 병원 자료와 함께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하고, 인터넷 카페와 성형 관련 앱 등에 병원을 암시하는 글과 링크를 게시하였다.

이에 A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B는 위법하게 녹음된 대화내용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2. 판례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26. 선고 2023고합351 판결]

. ‘공개되지 않은 대화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개의 의미

1) 판결문 원문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간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일반 공중’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등을 이용하여 청취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반된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에 있어 대화가 ‘공개’ 되었는지는 위와 같이 ‘일반 공중’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즉, 일반 공중이 알거나 알 수 있도록 허용된 경우에 대화가 공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장소는 병원관계자들을 제외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수술실이었다.

2) 해석

타인의 출입이 금지된 수술실이라면, 그 자리에 환자가 존재하였고 환자 앞에서 의료인이 대화 하였다고 할 지라도, 이를 ‘공개된 대화’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

. 마취되어 누워있는 환자가 대화 참여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

1) 판결문 원문

피고인 A는 이 사건 대화가 녹음될 당시 수면마취 상태에 있어 정상적인 대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 사건 녹음파일에 피고인 A가 ‘아아아’, ‘아프다’ 등의 신음소리를 내거나 피해자 G 등이 ‘환자분, 이러시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내용도 일부 녹음되어 있으나, 해당 녹음부분도 피고인 A가 피해자들과 정상적인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 녹음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 해석

즉 수면 마취 상태의 환자가 일부 혼잣말로 ‘아프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는 대화 참여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

. 위법성 조각사유 정당행위에 대한 주장에 대한 판단

1) 당사자의 주장

피고인 A(환자)는 자신에게 발생할지 모르는 성형부작용, 대리수술 등 기타 분쟁에 대한 자구책으로서 녹음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

피고인(B)는 ‘녹음파일을 들어보니 대리수술이 분명하였고, 변호인으로서 의뢰인(피고인 A)의 이익을 위해서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서 도움을 드려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많은 성형외과에서 대리수술에 대해서 문제의식이 없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봤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알려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사건 녹음 파일을 유튜브 등에 공개’하였다고 주장

2) 판결 취지

법원은 피고인 A의 자구책이었다는 정당행위 주장에 대해 당시 피해 병원은 성형 부작용으로 찾아온 피고인 A를 수술해주는 ‘재수술 병원’이므로 성형부작용을 일으킨 당사자도 아니고, 부작용이 발생을 염려할 만한 정황이 없어 피고인 A의 정당행위 주장을 배척함.

또한 법원은 피고인 B의 ‘대리 수술에 대한 문제 제기, 즉 공익목적’이었다는 정당행위의 주장에 대해, 실제 녹음 내용을 살펴 보면 대리 수술 정황이 없다는 점과, 합의금 지급 및 변호사 홍보 용도로 사용한 점 등을 보아 주장을 배척함.

. 추가 유의사항

1. 불법 녹음된 증거물의 증거능력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 ①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제4조 내지 제8조, 제9조제1항 전단 및 제3항, 제9조의2, 제11조제1항ㆍ제3항ㆍ제4항 및 제12조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녹음 또는 청취에 관하여 이를 적용한다.
 
제4조(불법검열에 의한 우편물의 내용과 불법감청에 의한 전기통신내용의 증거사용 금지)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법검열에 의하여 취득한 우편물이나 그 내용 및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제14조 제1항에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동조 제2항에서 그렇게 수집된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제4조를 준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판례가 2023년 이슈가 된 주호민씨 사건입니다. 해당 판례에서는 주호민씨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자녀-교사 간의 대화를 녹음한 사안에서, 주호민씨는 자녀와 밀접한 부모 관계에 있으나, 결국 법률적으로는 자녀와 교사의 대화는 ‘타인 간의 대화’이므로 이를 녹음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가 금지하는 ‘타인간의 대화 녹음’으로서 이를 통해 수집한 증거에 대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입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환자가 몰래 수술실 내의 의료진의 대화를 녹취’한 경우에도,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서 증거 능력이 부정되고, 그 외 다른 증거가 없는 한 의료과실 등을 입증하기 힘들어집니다.

병원 측을 변호하는 변호사라면, 환자가 제출한 녹음파일의 내용만을 다툴 것이 아니라, 우선 해당 녹음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위법하게 녹음한 것인지부터 확인하여야 합니다. 불법 녹음에 해당한다면 소송이나 징계절차의 초기 단계에서 그 증거능력을 명확하게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2. 녹음 파일이 유포될 위험이 있는 경우 의료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

이러한 녹음 파일 등을 환자가 유포하려고 하는 경우, 아직 올리기 전이라면 영상물 게시·전송·유포금지 가처분, 이미 올린 뒤라면 영상물 삭제 및 게시·유포금지 가처분, 방송사나 언론 보도가 예정되어 있다면 방영금지 가처분 또는 보도금지 가처분 등을 통해 이를 막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처분 소송에 대해서는 별도의 칼럼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결론 및 결어

환자가 의식이 있고 의료진과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상태에서 그 내용을 녹음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른 형사처벌이 어렵습니다. 다만 녹음파일을 이용하여 의료진을 협박하거나 과도한 금전을 요구한 경우, 허위 또는 왜곡된 내용을 유포하여 의료진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는 협박죄, 공갈죄, 명예훼손죄 또는 업무방해죄 등이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녹음된 음성을 동의 없이 외부에 유포한 행위에 대해서는 음성권 침해를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환자가 수면마취나 전신마취로 의식이 없어 의료진 간 대화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에서 소형 녹음기를 이용하여 수술실 내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경우에는 법적 평가가 달라집니다. 이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위법행위입니다. 불법 녹음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누설한 사람 역시 별도의 형사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결국 환자의 녹음행위에 대한 대응은 환자가 당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 녹음파일이 어떠한 방법으로 이용되거나 유포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병원 측에서는 단순히 녹음 내용만을 문제 삼기보다, 녹음 경위와 유포 방식, 금전 요구나 업무방해 행위가 있었는지를 함께 검토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변호인은 병원 측을 대리하며 환자의 컴플레인, 무단 녹음과 유포,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행위에 관한 사건을 다수 처리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사안이 확대되기 전에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핵심 결론]

  • 환자의 녹음이 불법인지는 녹음 당시 환자가 해당 대화에 실제로 참여하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의료진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는 녹음 자체의 형사처벌이 어렵지만, 녹음파일을 유포하거나 협박·금전 요구에 이용한 행위에는 별도의 법적 책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 환자가 마취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실 내 의료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불법 녹음 내용을 공개한 사람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 병원 측은 녹음파일의 내용만을 해명할 것이 아니라, 녹음의 위법성, 유포 경위, 게시물의 허위성 및 증거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대응해야 합니다.

[정리 Q&A]
본 변호사가 실무상 자주 질문 받는 사례들을 정리합니다.

Q1) 환자가 진료 내용을 의료진 몰래 녹음하면 불법인가요?

A1) 환자가 의료진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있는 당사자라면,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녹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것은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녹음 방법이 부당하거나 녹음파일을 외부에 유포한 경우에는 음성권 침해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Q2) 진료실에 ‘녹음 금지’ 안내문을 붙이면 환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나요?

A2) 병원이 녹음을 금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대화 당사자인 환자의 녹음이 곧바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의료진이 녹음에 반대하였다는 점을 명확히 표시한 사정은 녹음 방법의 부당성이나 음성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Q3) 환자가 수면마취 중 녹음기를 켜두면 불법인가요?

A3) 환자가 수면마취나 전신마취로 의식이 없어 의료진의 대화를 인식하거나 이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의료진 간의 대화는 환자의 입장에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합니다. 대법원도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가 수술실 내 의료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사건에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

Q4) 마취 중인 환자가 “아프다”라고 말하거나 신음한 경우에도 대화 당사자가 아닌가요?

A4) 환자가 일부 신음하거나 단편적인 말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의료진 간의 전체 대화에 참여한 당사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수술실 녹음 사건에서도 법원은 환자의 신음소리와 일부 발언이 녹음되어 있었지만, 환자가 수면마취 상태에서 의료진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Q5) 환자가 진료 녹음파일을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에 올리면 처벌할 수 있나요?

A5) 환자가 자신이 참여한 대화를 적법하게 녹음한 경우에는, 그 녹음파일을 공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누설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게시글의 내용과 유포 방법에 따라 명예훼손죄, 협박죄, 공갈죄 또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고, 의료진의 음성권과 사생활을 침해한 데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애초 녹음 자체가 불법적인 타인 간 대화 녹음이었다면, 그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행위도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Q6) 환자가 녹음파일을 공개하겠다며 환불이나 합의금을 요구하면 공갈죄인가요?

A6) 환자가 의료분쟁에 관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며 환불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갈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녹음파일을 공개하여 병원의 평판이나 영업에 피해를 주겠다는 취지의 해악을 고지하고, 이를 이용하여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금전을 요구하였다면 구체적인 표현과 요구 방식에 따라 협박죄나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7) 환자가 불법으로 녹음한 수술실 녹음파일을 의료소송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나요?

A7)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위법하게 녹음한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2항과 제4조에 따라 해당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마취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의료진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였다면, 병원 측에서는 녹음 내용에 대한 반박과 별도로 그 녹음파일을 재판이나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부터 다투어야 합니다.
반면 환자가 자신이 직접 참여한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Q8) 환자의 녹음파일이 온라인에 유포되었다면 병원은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8) 우선 게시물의 URL, 작성 계정, 게시 시각, 조회 수, 댓글 및 녹음파일의 전체 내용을 삭제되기 전에 확보하여야 합니다. 병원 내부의 CCTV, 진료기록, 상담기록 및 당시 의료진의 진술도 함께 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후 녹음의 적법성, 게시 내용의 진실성, 금전 요구나 협박의 존재 여부를 검토하여 게시물 삭제 요청, 형사고소, 게시금지 가처분 및 손해배상청구 중 적절한 대응수단을 선택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소개: 서정권 변호사는 의료인 형사·면허 리스크와 병원 자문 및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인 측 전담 변호사입니다.
홈페이지: seojungkwon.com
블로그: blog.naver.com/jk_lawyer (병원)
이 글은 [의료법률칼럼] > [의료 형사] > [그외 범죄] 중에서도 ‘환자의 녹음행위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 등 검토’ 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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