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와 봉직의 사이 경업금지 약정의 효력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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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요 쟁점]
-취업 금지와 개원 금지의 성격 차이: 생계권 및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에 따른 법적 유효성 판정 기준
-대법원의 경업금지 약정 유효성 기준: 영업비밀, 노하우, 고객관계 등 보호가치 있는 이익과 대가 제공의 필요성
-봉직의 인근 개원 허용 판례 분석: 불과 86m 인근 피부과 개원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구체적 이유(서울중앙지법)
-일부 유효성 인정 판례 분석: 9년 장기 근속 봉직의에 대한 경업금지 범위(기간·지역)를 법원이 축소하여 인용한 사례
-유효한 경업금지 조항 설계법: 근무 기간 비례형 조건, 합리적 제한 범위, 명시적 대가 제공 방식 가이드라인
[세줄 요약]
1) 퇴사 후 동종 업계 ‘취업 금지’ 약정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 및 생계 권리를 침해하므로 원칙적으로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2) ‘개원 금지’ 약정은 계약서 서명 사실만으로는 무조건 유효하지 않으며, 병원의 독점적 술기(노하우) 존재 여부, 제한 지역·기간의 적정성, 보상 대가의 실질적 지급 여부를 엄격히 따져 유효성을 판단합니다.
3) 추후 법적 분쟁에서 이기려면 개원의는 근로계약 당시 ‘5년 간 10km 이내 금지’ 같은 무리한 조항 대신, 근무 기간에 비례해 범위를 넓히고 기간은 1~3년 이내, 지역은 도심 기준 3km 내외의 합리적 약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의료 전문 변호사 서정권입니다. 오늘은 경업금지 약정에 대해 알아봅니다.
봉직의(페이닥터) 근로계약서를 쓸 때 가장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양측의 신경전이 가장 치열한 조항이 바로 이 ‘경업금지(전직금지) 약정’입니다.
대표원장 입장에서는 공들여 쌓아온 환자 데이터와 병원 경영 노하우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벽’이지만, 봉직의 입장에서는 퇴사 후 생계와 헌법상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옥죄는 ‘독소 조항’으로 다가옵니다.
과연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조항은 무조건 강력한 법적 효력을 발휘할까요? 만약 이를 어기고 인근에 개원하거나 취업하면 정말로 수억 원의 위약금을 물거나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 걸까요? 늘 법적 분쟁의 뜨거운 감자가 되는 이 약정의 진짜 효력 여부와 사법부의 판단 기준을 냉정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그리고 개원의 입장에서, 해당 약정이 추후 법원에서 효력이 부정되지 않을 정도의 조항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제안해보겠습니다.
2. 경업금지 규정 중 ‘취업 금지’ 조항의 효력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쟁업체에 ‘취업 금지 ’조항의 효력은 거의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봉직의 퇴사 후 X년 간 병원 반경 Ykm 이내 경쟁 의원에 근로하거나 기타 협력 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경업금지 규정은
근로자가 취업하여 근무할 권리는 직업선택의 자유, 직업 수행의 자유 등 헌법적 기본권과 관련된 권리이고, 나아가 생계와 관련된 부분으로서, 단지 인근 업체에 취업을 하는 것까지 금지 하는 조항은 효력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항이 있다면 이후 소송에서 문제가 된다 한들, 해당 조항은 효력이 없고, 고용자가 패소하고 소송비용까지 물어주어야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만약 이러한 조항을 근로계약서에 포한하는 것을 염두하신 개원의가 있다면, 아래의 ‘개원 금지’ 조항 등으로 구성하시는 것이 훨씬 더 현실성 있는 제한이 됩니다. 반대로 이러한 취업 금지 조항으로 인해 인근 업체로 취업을 해도 되는지 걱정을 하고 계신 봉직의시라면, 너무 걱정말고 취업을 하셔도 추후 소송에서 패소할 확률은 매우 적습니다.
다만, 근로자가 해당 ‘인근 취업 금지’ 조항을 거는 대신, 봉직의에게 파격적인 조건의 대우를 한다던가 하는 특수한 상황이 있다면 이 또한 효력이 인정될 수는 있으나, 실무상 그런 경우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3. 경업금지 규정 중 ‘개원 금지’ 조항의 효력
가. 개원 금지 조항의 효력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판례
경업금지 규정 중에서도 ‘개원 금지’ 조항, 즉 ‘을(봉직의) 퇴사 후 X년 간 병원 반경 Ykm 이내에 동종 업종의 진료과목으로 개원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조항은 그 개원 금지 기간의 적정성과 개원 금지 구역 넓이의 적정성, 그리고 고용자(기존 개원의)가 가지고 있는 시술, 경영 노하우 등이 특수한 것인지 등을 판단하여 그 유효성을 판단하게 됩니다.
대법원은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 판결에서, 경업금지약정, 즉 경쟁업체에 취업하거나 경쟁업체와 같은 업을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는 약정을 한 경우, 사용자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엄금지에 의하여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는지를 첫 번째로 보고, 부차적으로,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이 과도하지는 않은지, 해당 조항을 이유로 고용자가 피고용자에게 대가를 지불하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에 속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와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 사용자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한 경우에, 그 약정은 사용자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업금지에 의하여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고,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여부,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퇴직 경위, 그 밖에 공공의 이익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근로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ㆍ증명할 책임이 있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 판결 |
이는 의료계나 병원에서의 개원의-봉직의 관계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전반에 모두 적용되는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 판단 기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법원의 기준 판례를 근거로, 병원의 개원의-봉직의 간에 경업금지 약정에 대한 많은 판례들이 나와 있습니다.
나. 개원 금지 규정의 효력을 부정한 판례
대표적인 판례를 하나 예로 들어봅니다. 아래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카합21385] 사건은, 가처분 사건입니다. 즉 개원의가 자신의 의원을 나간 봉직의가 불과 86m 거리에 피부과 의원을 양수/개원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한 것입니다.
해당 판례의 사실관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채무자는 피부과 전문의로서 2022. 9. 7. 채권자와 근로(고용의사)계약을 체결하고, 2022. 9. 1.부터 2023. 8. 31.까지 채권자 의원에서 근무
2) 근로계약에서 채무자는 퇴직 후 1년간 채권자 의원으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 자신 또는 타인 명의의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타 경쟁 의료기관에 근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 (경업금지 규정)
3) 1년 간 근무했던 봉직의가 불과 86m 거리에 피부과 의원을 양수/개원함
이에 대하여 법원은, 새로 개원한 봉직의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26.자 2023카합21385 결정 [경업금지가처분]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현재까지 제출된 채권자의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본안판결에 앞서 가처분으로써 급박하게 채무자 의원의 영업을 금지하여야 할 정도로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채권자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의해 보호되어야 할 채권자의 이익을 일반적ㆍ추상적으로만 주장하고 있을 뿐 채권자만이 가지고 있는 진료ㆍ시술에 관한 지식 또는 정보로서 경쟁관계에 있는 의사가 이를 취득하는 데에 상당한 비용과 노력 및 시행착오를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주장ㆍ소명하지 않고 있다. 채권자가 보유하고 있다는 홍보전략, 찜질치료용액의 조제 방법, 에스테틱 관리방법, 눈밑 지방제거술기 등이 다른 피부과 의원들에 대하여 경쟁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핵심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어 특별한 보호가치가 있는 것인지, 나아가 채권자의 정보와 노하우가 채무자 의원에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하여 충분한 소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2) 만약 채무자가 이직함으로써 고객들이 채무자를 따라 채권자 의원을 이탈하게 된다면, 이는 오히려 고객들의 신뢰가 채무자 개인에 대한 것임을 나타내는 징표가 되고, 이 경우 고객과의 관계는 채무자가 그간의 노력에 의해 쌓아 올린 자산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크지, 이를 사용자의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히 채무자가 채권자 의원에 근무하면서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였고 그 고객이 채무자를 따라 채무자 의원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권자 의원의 고객관계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정당화할 채권자의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3) 경업금지약정은 당사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생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채무자가 그로 인해 입는 손해를 전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대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경업을 금지하는 것에 관한 명시적인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고, 채무자에게 지급된 급여에 근로의 대가를 넘어 퇴직 후에 경업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에 관한 소명도 없다. 4) 채무자가 채무자 의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인해 채권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아니한 현 단계에서 본안판결에 앞서 채무자의 영업을 전면적으로 금지시킬 필요성에 대한 소명도 부족하다. |
법원이 새로 개원한 봉직의의 손을 들며 ‘경업금지약정’이 무효라고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용자(기존 개원의)가 특별한 진료·시술에 관한 지식이 있는지, 즉 보호가치 있는 기술이 있는지 여부가 제대로 소명이 되지 않았다
2) 봉직의가 기존 의원에서 잘 근무하며 맺은 환자와의 유대감과 신뢰는, 봉직의의 자산이지, 고용자(기존 개원의)의 자산이라 보기 힘들다.
3) 경업금지 약정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생계에 영향을 주는 만큼 특수한 약정으로, 이에 대한 보상 또한 주어저야 하는데, 그러한 보상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
특히나 이 사례는 1년 밖에 근무하지 않은 봉직의가 엄청난 노하우나 영업 기밀, 그리고 고객이나 거래처 정보를 취득하여 이용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법원의 판단 또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 개원 금지 규정의 효력을 일부 인정한 사례
개원 금지 규정은 기본적으로 법원이 엄격하게 그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는 반면, 고용자는 개원 금지 규정을 매우 무리하게 명시해두기에, 효력이 완전히 인정된 사례는 찾기 힘듭니다.
다만 [창원지방법원 2010. 10. 8.자 2010카합452 결정]처럼, 경업금지 약정의 효력을 일부 인정한 사례는 꽤 존재합니다.
해당 판결의 [사실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용자(기존 개원의)는 피고용자(봉직의, 신규 개원의)와 9년 간 근로관계를 맺음
2) 피고용자가 퇴사하기 직전(2010. 5. 1.), 고용자는 피고용자에게 5년 간 통합 창원 시내에 치과를 개원하지 않기로 하는 서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피고용자는 이에 응함
3) 피고용자는 퇴사 후 1.5km 떨어진 곳에 의료기관 개설을 준비하자, 고용자가 경업금지가처분 신청 청구
해당 판결에서 법원은 피고용자에게 개원 금지를 명하되, 그 장소적 범위와 기한을 확 줄였습니다.
즉 경업금지 구역을 통합된 창원시(마산, 진해 포함)는 너무 넓다는 이유로 이전 창원시 구역으로 줄였고, 경업금지 기간 5년은 너무 장기이므로 1년으로 줄여 인정하였습니다.
| 주 문: 채무자는 2011. 5. 12. 까지 통합창원시 출범(2010. 7. 1. ) 전 창원시 행정구역 내에서 채무자의 이름 또는 타의료인의 이름을 빌리는 등의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창원지방법원 2010. 10. 8.자 2010카합452 결정 |
즉 법원은 ‘5년 간’ ‘통합 창원시 전체’에서의 경업금지 약정 중 ‘1년 간’ ‘이전 창원시 구역’에서의 경업금지 약정 부분만 인정하고, 그를 넘어서는 약정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본 것입니다.
4. 경업금지 약정이 유효하려면?
위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엄격한 법원의 입장을 고려할 때, ‘경업금지 규정’을 유효하게 만들려면 개원의는 판례의 엄격한 기준을 최대한 준수하는 방식으로 약정 문구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기준에 따른 작성 요령을 아래에서 알려드립니다.
1) 근무 기간에 따른 경업금지 구역 면적과 기간을 늘리는 형태가 좋습니다. 예컨대 [1년 근속시 경업금지 6개월, 반경 1km], [3년 근속시 경업금지 1년, 반경 2km] 와 같은 형태로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2) 경업금지 기간은 3년을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위 [창원지방법원 2010. 10. 8.자 2010카합452 결정]과 같이 9년을 근무한 봉직의에게도 1년을 넘는 경업금지 약정은 무효라고 볼 만큼, 경업금지 약정 기간을 줄여 인정하려는 법원의 태도는 완강하기 때문입니다.
3) 경업금지 구역 또한 무리하게 설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이나 부산 같은 밀집 지역이나 도심의 경우 3km를 넘지 않는 것이 좋고, 그 외 지역에서도 5km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반경 보다는 ‘동일 시, 군, 구’와 같은 형태가 조금 더 추천됩니다(상법상 표현).
4) 경업금지 약정과 함께 그 경업금지 약정에 대한 보상성 대가를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지역의 평균 봉직의 월급 보다 더 많은 월급을 지급한다는 점을 명시한다던가, 아니면 해당 의원의 전문 기술, 예컨대 여드름 흉터 제거 등에 대한 노하우 등을 전수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이를 이유로 경업금지 조항을 넣는다는 점을 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마치며
사실 법원 판사님들은 의료인들 사이 경업금지규정의 중요성을 잘 모릅니다. 평생 공무원으로 살아왔기에 개원의나 자영업자의 간의 경쟁을 이해하기 힘들고, 앞으로 변호사로 개업한다 하더라도 특정 지역에 모여 개업하는 변호사업의 특성상 경업금지규정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직업선택/수행의 자유는 헌법상 중요한 기본권으로 다루어지고, 이미 개원준비가 들어가 임대차를 맺고 수억의 비용을 들여버린 상황에서 이를 금지하는 판단을 선뜻 내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제식으로 이루어지는 개원가의 술기 전수의 방식과 지역 기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원가의 영업 구조를 생각하면, 그리고 무엇보다 사적 자치의 원칙으로 돌아가 당사자들이 맺은 계약은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법조인으로서, 그리고 의료 전문 변호사 서정권의 견해입니다.
다만 법원이 이렇듯 경업금지약정에 대하여 강한 제한을 두려고 하는 이상, 이와 관련된 분쟁의 당사자가 있다면 상당한 다툼이 예상되므로, 이러한 병원 간 분쟁 사례를 많이 다뤄 본 저에게 연락주시면 최대한 빠르고 신속한 가처분 소송 및 방어를 수행하여 의뢰인의 이익을 보호하겠습니다.
[핵심 결론]
- ‘인근 취업 금지’는 유명무실: 페이닥터로 근처 다른 병원에 취업해 근무하는 것을 막는 조항은 소송으로 가도 병원 측이 패소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고용자(기존 개원의)가 특별한 진료·시술에 관한 지식이 있는지, 즉 보호가치 있는 기술이 있는지 여부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환자 유대감은 의사 개인의 자산: 퇴사한 봉직의를 믿고 환자들이 따라 이탈하는 것을 두고, 법원은 병원의 ‘보호가치 있는 고객관계’가 아닌 ‘의사 개인의 역량과 자산’으로 평가합니다.
- 경업을 제한하는 것에 상응하는 특별한 수당 지급이나 특별한 술기의 전수 등이 경업금지 약정에 기재되어 있는 경우, 법원이 경업금지 약정을 유효하다고 볼 확률이 높아집니다.
- 사법부의 엄격한 가위질: 설령 효력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법원은 자의적으로 기간을 1년 안팎으로 축소하고 지역 범위를 좁히는 등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 법률행위)를 근거로 계약 내용을 엄격하게 제약합니다.
[정리 Q&A]
본 변호사가 실무상 자주 질문 받는 사례들을 정리합니다.
Q1) 근로계약서에 “약정 위반 시 위약금 1억 원을 배상한다”고 적어두면 인근 개원 시 바로 받아낼 수 있나요?
A1) 아닙니다. 위약금 약정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그 전제조건인 ‘경업금지 약정 자체의 법적 유효성’이 먼저 인정되어야 합니다.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나 대가 제공이 없어 약정 자체가 무효로 판정된다면, 위약금 조항 또한 자동으로 무효가 됩니다. 만약 일부만 인정될 경우, 해당 위약금 또한 합리적인 범위 내로 제한될 수 있습니다.
Q2) 봉직의가 퇴사하면서 기존 원장님이 관리하던 환자 차트나 연락처를 가지고 나가 근처 개원 홍보에 사용했다면 처벌되나요?
A2) 네, 가능합니다. 환자의 연락처나 진료 이력 등은 병원의 중요한 자산이자 법적으로 엄격히 보호되는 ‘개인정보’입니다.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 여부와는 별개로, 무단 반출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및 부정경쟁방지법(영업비밀 침해) 위반으로 형사 처벌과 강력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됩니다.
Q3) 퇴사한 봉직의가 바로 옆에 개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가처분 소송은 얼마나 걸리나요?
A3) 개원금지 가처분은 정식 재판(본안 소송)과 달리 신속하게 진행되며, 대개 신청서 접수 후 1~3개월 이내에 법원의 결정이 내려집니다. 개원의 입장에서는 퇴사 의사가 인근 상가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개원 준비를 시작하는 즉시 신속하게 법원에 개원금지 가처분을 신청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법원 입장에서도 퇴사 의사가 신규 병원 오픈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상태라면, 선뜻 개원금지명령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 칼럼니스트 소개: 서정권 변호사는 의료인 형사·면허 리스크와 병원 자문 및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인 측 전담 변호사입니다. 홈페이지: seojungkwon.com 블로그: blog.naver.com/jk_lawyer |
| 이 글은 [의료법률칼럼] > [형사 리스크] > [의료사고] 중에서도 ‘의료과실과 다른 범죄 경합 시 면허 취소 여부’ 문제를 다룹니다. [같은 카테고리의 글] |
